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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직장인에서 직업인으로… 시작부터 된통 꼬이다

by 빅리셋코치등록일 : 2023.01.19

1인 기업? 그게 뭐 하는 건데?

 

몇 년 전 직장인이 아닌 직업인의 삶을 선택하기로 결정했을 때 처음 부딪혔던 질문입니다. 전 그냥 얼버무렸고 이런 제 대답이 시원찮게 느껴졌는지 상대는 다시 물었습니다.

 

프리랜서 같은 거야?

 

순간 임기응변으로 그럴듯한 대답을 하고 넘겼지만 당당하게 내뱉은 말과 달리 마음이 뭔가 모르게 불편했습니다. 언어만 듣기 좋은 1인 기업가일 뿐 실제로는 명확한 비즈니스 모델도, 기업 방향성도 잡지 못해 스스로도 고민이 많았던 시행착오 기간이었기 때문입니다. 하필 시기도 좋지 않았습니다. 국가적으로 아니, 전 세계적으로 가장 암울했던 2020년 상반기였으니까요.

 

2019년 말, 예상치 못했던 '번 아웃' 상황을 겪으면서 앞날에 대한 준비 없이 갑작스럽게 퇴사를 결정했고 이후 1-2개월 간은 작정한 채 빈둥거리며 휴식을 취했습니다.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에 가장 소질이 없던 터라 더 쉴 거라는 마음과는 달리 평소 관심있던 주제에 대한 교육 과정을 알아보기 시작했고 비슷한 듯 다른 프로그램 2개를 덜컥 신청해버렸습니다. 무얼 할 것이라는 구체적인 계획은 없었지만 그래도 뭔가 몰입할 게 생겼다는 안도감에 조금은 편안해진 마음. 하지만 그 마음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설 연휴가 지난 후 우한 폐렴이라는 이름이 뉴스를 장식하더니 갑자기 상황은 걷잡을 수없이 심각해졌고 곧 이어 '코로나 19'라는 난생 처음 들어보는 용어가 온 세상을 무서운 속도로 잠식해가기 시작했습니다. 신청했던 모든 강의는 무기한 연기되었고 계획했던 모든 것들은 그렇게 한 순간에 꼬여버렸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저의 커리어 1막과 2막의 시작은 객관적 상황만으로만 본다면 '이보다 더 암울할 순 없다'라는 표현이 딱 들어맞지 않나 싶습니다.

 

처음 사회에 첫발을 내딛었던 커리어 1막은 IMF 외환위기와 함께 시작했고, 조직에서 독립해 직업인으로서의 시작을 결심했던 커리어 2막은 이처럼 팬데믹과 함께 시작되었으니 말입니다. 막막했지만 닥친 상황을 탓하기 보다는 그 순간에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선택했습니다. '팬데믹 상황에서는 집콕하며 할 수 있는 가장 생산적인 일이 무엇일까?'라는 질문으로 시작해 3일만에 책을 쓰자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어찌 보면 무모한 도전이었지만 '집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생산적인 일' 중에서 그래도 '도전'이라는 용어를 당당하게 붙일 수 있는 선택지는 그리 많지 않았다는 게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문제 해결력의 걸림 돌, 남탓과 환경 탓

 

살다 보면 환경 탓을 하고 싶어지는 순간에 놓이게 될 때가 있습니다. 직장 생활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수많은 상황에서 내 탓이 아닌 남의 탓이거나 환경 탓으로 발생하는 일들. 그런데 과연 거기에 내 탓이 정말 없는 걸까요? 내 탓이 아닌 남 탓이나 환경 탓으로 돌리는 일은 가장 쉬운 선택입니다. 문제는그 선택을 하게 되면 결코 해결책을 찾을 수 없다는 겁니다. 내 탓이 아니니 내가 해야 할 게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처음부터 남 탓과 환경 탓을 제외하게 되면 남는 건 '나 자신'입니다. 번 아웃 상황으로 퇴사를 했는데 엎친데 덮친 격으로 팬데믹 상황이 벌어집니다. 그런데 그건 이미 벌어진 일이라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일입니다. 에너지를 모아야 하는 건 '이미 벌어진 그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입니다.

 

20년 가까운 직장 생활을하면서 인사 업무로 직무 전환을 한 후 수많은 선택의 상황에 부딪혔습니다.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만드는 남 탓과 환경 탓에 집중하는 대신 현재 상황을 고려할 때의 최선이 무엇인가에 집중했습니다. 하지만 그 최선이란 건 당장의 해결에만 도움이 되는 최선이 아니라 인과관계와 향후 미칠 영향까지도 고려한 최선을 의미합니다. 바로 시스템적 사고입니다. 직장 생활은 이렇듯 선택의 연속입니다. 하지만 그 선택의 순간마다 원인을 외부로 돌리는 건 문제 해결력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놓아버리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처음 경험하는 상황에서도 그 상황에 맞는 문제 해결력을 발휘하려면 문제를 해결해 본 경험과 그 경험 중에서의 성공 경험 횟수의 누적이라는 데이터가 나에게 쌓여야 합니다. 암묵지에 내재된 그러한 성공 경험의 횟수는 필요한 순간 결단력으로 이어집니다.

 

 

 

'근자감'이라 하지만 사실은 근거 있는 자신감

 

가끔 사람들이 묻습니다.

 

문제 해결력이 중요하다는 건 알지만 막상 그 상황에서 이게 맞는 해결책인지 어떻게 알 수 있나요? 특히 제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상황이라면요?

 

사실 여기에 대한 의견을 얘기해준다고 해도 스스로 이 역량을 쌓을 때까지는 시간이 걸립니다. Q&A처럼 간단한 대답으로 해결되는 부분이 아니니까요. 나의 암묵지에 저장된 경험과 지식 데이터는 오랜 시간에 걸쳐 차곡차곡 쌓입니다. 하지만 동일한 학습, 훈련, 경험을 했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비슷한 수준의 데이터를 가지게 되는 건 아닙니다. 특정 상황에서 습득했던 지식, 기능, 경험 중 무엇을 불러와 현재 상황과 연결할 건지, 현재 상황의 본질은 무엇인지, A를 선택했을 때 예상되는 결과와 미치게 될 영향력은 무엇인지 등 여러가지 가능성과 선택지에 대해 우리의 사고 회로가 동시에 작용하게 됩니다. 그러나 문제 해결력이 떨어지는 사람에게 이러한 복잡한 과정을 설명하는 건 별로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당장 해결책을 도출해야 하는 상대방에게는 '우문현답'이 아닌 '우문우답'으로들릴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때 제가 얘기할 수 있는 최선의 팁은 남 탓, 환경 탓 빼고 본인이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것부터 찾아보라는 겁니다. 거기서부터만 출발해도 불필요한 시간 낭비를 줄일 수 있습니다. 우선 현재 상황을 주관적 관점에서가 아닌 객관적으로 파악하고(as-is) 바람직한 방향이 무엇인지(to-be) 생각한 후 여기에 맞는 행동계획을 세우는 것, 그렇게 본인이 실행해야 하는 솔루션을 2~3가지 도출해보라고 얘기합니다. 사실 이 방법은 as is - to be 분석 응용 버전인데 코칭의 구조화된 대화 프로세스에서도 일부 사용됩니다.

 

처음 겪는 상황, 아무도 정답을 모르는 애매모호한 상황의 횟수는 점점 늘어갑니다. 변화에 가속도가 붙고 코로나처럼 예측하지 못한변수까지 더해져 이제 경험치가 있는 상황이 아닌 반대 상황에서의 빠른 결정력이 필수 역량인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러한 결정이 반복되고 결정의 결과가 좋은 방향으로 이어지는 경험이 쌓이게 되면 정답이 없는 상황에서도 근자감(근거없는 자신감)이 발휘됩니다.

 

1인 지식기업가가 되기로 결정한 후 직장 생활과 비교해 가장 달라진 점을 꼽자면 바로 이 '근자감'을 발휘해야 하는 순간이 훨씬 더 자주 발생한다는 점이었습니다. 매순간이 선택이지만 그 해답을 찾아야 하는 사람 역시 나 자신입니다. '1인 기업'이기 때문입니다. 팬데믹 상황에서 책을 쓰자 결심했던 것이 조직 밖 직업인으로서의 삶에 있어 첫 번째 큰 선택이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처음 전일 강의 제안을 받았던 것도 제 책을 우연히 읽은 담당자 분의 연락을 통해서였습니다. 조직에서 사내교육을 진행하긴 했지만 직원 대상이 아닌 기업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전일 강의를 해본 적은 없었음에도 흔쾌히 제안을 받아들였던 것도 저의 선택이었습니다. 선택의 기준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경험 유무입니다. 경험을 해봐서가 아니라 경험해본 적 없기 때문에 오히려 더 하겠다고 제안을 받아들입니다.

 

낯선 것과 친해지는 것,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해보는 것, 그런 경험의 횟수가 일상처럼 쌓이면서 누적된 경험 데이터라는 보이지 않는 힘이 처음 맞닥뜨리는 새로운 상황에서의 문제 해결력과 판단력으로 발현됩니다. 같은 경험을 과거에 해봤는지 유무보다 오히려 이 부분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수많은 선택에서의 경험, 결국은 그 선택이 옳았음을 깨닫게 되는 경험의 횟수여기서 더 나아가 앞 뒤 인과관계까지 고려해 시스템적으로 사고하는 형태로 고도화되면 애매모호한 상황에서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하는 순간에 알 수 없는 '근자감'이 발동됩니다.

 

그런데 과연 이게 '근자감'일까요? 문제 해결력을 요하는 처음 맞닥뜨리는 상황, 100% 완벽한 정답이 있는 문제는 아니니 근자감이라 겸손하게 표현했지만 엄밀히 말하면 근거 있는 자신감입니다. 번아웃으로 퇴사 후 커리어 2막을 팬데믹과 함께 암울하게 시작했지만 그 과정을 지나 지금에 이른 건 바로 그런 근거 있는 자신감이었는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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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음악회사와 광고회사에서 HRM, HRD, HR전략기획 등 인사 업무를 총괄하면서 12년간 사내코치 역할도 병행했습니다.

20년 직장 생활을 마무리하고 ‘빅 리셋’이라는 책 출간 후
현재는 기업교육, 코칭, HRD컨설팅을 비즈니스 모델로 하는 1인 지식 기업가로 활동 중입니다.

‘개인과 기업의 성장 파트너’라는 미션을 바탕으로 누군가의 변화와 성장을 돕고
그 과정 중에 나 자신도 성장하는 ‘성장의 선순환’을 추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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