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⑦ 다면평가, 운영의 핵심 포인트-컨피덴셜 전략 설정

by Tyler등록일 : 2023.12.05

 다면평가의 사전 설계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은 관대화 경향을 어떻게 완화할지에 대한 방법을 미리 고려하는 것과 피평가자와 평가자를 어떤 범위까지, 어떻게 매칭시킬 것인지의 문제입니다. 이 두 가지만 잘 준비되어 있다면 다면평가는 이미 반 이상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관대화 경향은 어떤 방법으로도 완전히 완화시키기 어려운 현상이고, 평가자 매칭 설계도 아무리 정밀하게 준비해도 부족함이 있을 수 있는 부분입니다. 게다가 이 두 가지 설계 요소는 모두, 부실한 설계를 구성원 본인들이 피부로 느끼게 된다는 점에서 더욱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다면평가의 문항부터 실시 목적과 요인분석까지 순차적으로 잘 준비했더라도 구성원 입장에서 본인이 모르는 사람을 평가하라고 하는 경우가 너무 많거나, 결과로 나온 데이터가 실제로 모든 사람이 서로서로 점수가 너무 높거나, 혹은 업무 능력은 부족한데 여러 사람과의 관계 능력만 뛰어난 사람이 상당히 유리한 구조로 고득점을 하게 되면, 결과적으로 구성원들은 다면평가 전체에 대해 신뢰를 하지 않게 될 수 있습니다. 그만큼 관대화 경향 완화와 평가자 매칭 두 가지는 다면평가의 사전 설계 요소로서 가장 중요합니다.


 문항 개발과 설계 등 준비가 제대로 안 되면 실제의 운영을 아무리 잘해도 구성원들이 느끼는 다면평가 제도에 대한 절차적인 공정성은 쉽게 높아지지 않습니다. 다만 설계와 사전 준비가 체계적일지라도 다면평가에 대해 구성원들과 사전-사후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제도 전체에 대한 구성원들의 신뢰도를 계속 높게 유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실제의 다면평가 운영에 있어서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무엇보다도 컨피덴셜(confidential) 원칙입니다.


 구성원들이 다면평가를 진행한다고 할 때의 반응은 대체로 세 부류로 나뉘게 됩니다. 첫 번째는, 평가에 대해 특별한 감흥이나 별다른 리액션이 없는 경우입니다. 담담하게 피평가자로서 혹은 평가자로서 평가에 참여하고 있는 사전에 충분한 평가자로서의 교육만 된다면 있는 그대로 평가를 할 만한 그룹입니다. 두 번째는, 평소에 마음에 들지 않던, 업무나 회사 생활에 방해가 되던 인물을 다면평가를 통해 보복성으로 피드백을 적어 내려고 벼르고 있는 경우입니다. 보통 직책자는 꼭 다면평가가 아니더라도 성과 평가나 별도의 역량 평가, 혹은 꼭 제도 내에서의 평가가 아니더라도 구성원들의 능력과 성과를 판단하도록 요구받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이런 학수고대하는 경우는 팀 구성원들 중 직책자에 대한 불만이 쌓여 있는데 다른 제도를 통해 해당 불만을 잘 이야기하지 못했거나 이야기했더라도 조직차원의 대응은 없었다고 여기는 구성원일 개연성이 높습니다.

 

 가장 주의를 기울여 살펴봐야 하는 것은 오히려 마지막 세 번째 경우입니다. 아무리 다면평가를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한다고 HR 또는 중앙 부서에서 이야기해도 믿지 않는 구성원들입니다. 다면평가를 준비하는데 있어서는 이런 구성원이 대략적으로 어느 정도의 비율을 차지하는지, 실제 부서에서 어떤 일들이 있었기에 이런 반응이 있는지를 유심히 체크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면평가를 학수고대하고 있는 두 번째 구성원들의 경우, 최대한 자세한 교육과 사전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적어도 일정 부분 이상 완화시킬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다면평가는 피평가자를 혼내고, 문제를 지적하고, 잘못된 리더십이나 업무 행태를 드러내는 데에 주요한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역량을 발달시키기 위해 먼저 가능한 한 객관적이고 상세하게 역량을 파악하기 위한 도구라는 점을 분명히 커뮤니케이션한다면, 일정 부분 완화 효과가 나타납니다. 물론 회사에 감사/고발 제도가 충분히 갖춰져 있지 않다면 다면평가를 통해서라도 잘못된 부분과 리더십, 업무 형태 등을 드러내고 바로 잡아야 하겠지만, 회사에 해당 제도들과 커뮤니케이션 제도들이 갖춰져 있다면, 다면평가는 고소/고발의 창구가 아님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설명을 통해 구성원들도 최소한 소위 누군가 평소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을 ‘지적하고 고발하기 위해’ 다면평가를 하는 것은 제도의 취지와 맞지 않다는 것을 이해는 하게 됩니다.

 

 



 문제는 컨피덴셜 전략이 사전에 치밀하지 못했거나 현장 분위기를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무조건적으로 다면평가 설계가 충분히 잘 되어 있으니 이대로 평가를 하라는 방식으로 제도를 밀어 붙이면, 세 번째 부류의 구성원들은 이에 대해 더욱 소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특히 지난 다면평가나 유사한 평가 장면에서 일부 상사가 ‘누가 본인을 이렇게 평가했는지’ 찾아내는 소위 색출을 한  경우가 있다던지, 혹은 일부 상사가 ‘본인이 마음만 먹으면 평가자 별로 점수를 알아 낼 수 있다’는 신호를 준 경우 정도만 있어도, 다면평가에 대한 구성원들의 응답신뢰도는 매우 저하될 수 있습니다.


 컨피덴셜 전략이 튼실하지 못할 때 이 문제가 보다 심각할 수 있는 이유는, 반드시 구성원 본인의 부서에서 소위 색출이 일어나지 않더라도, 옆 부서에서 일어난 일을 소문으로만 접해도 응답신뢰도는 마찬가지로 저하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게 솔직하게 쓰면 안된대, OO부서 부서장은 그거 다 찾아낸다는데?’ 정도의 소문만 있어도 구성원들은 객관적인 평가를 하는 데 있어서 심적 부담감을 크게 가지게 됩니다.

 

다면평가 컨피덴셜 중요성에 대한 경영진 컨센서스(consensus) 확보

 직원들이 객관적으로 평가를 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컨피덴셜 전략은 무엇보다도 경영진과 직책자들의 컨센서스입니다. 다면평가에서 소위 이러한 색출이 단 한 건만 일어나도 얼마나 치명적인지, 얼마나 전체 제도 운영을 어렵게 하는지, 그러면 다시 관대한 평가만 넘쳐나게 되고 객관적인 평가가 안 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경영진과 직책자들에게 분명하게 설명하고 이해와 동의를 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경영진, 직책자 입장에서 누가 어떤 능력이 있는지 객관적으로, 세부적으로 알기를 원했던 니즈가 기존에 있거나, 혹은 기존의 성과 평가나 역량 평가 데이터가 지나치게 관대하게 만들어져서 충분히 신뢰성있게 참조하기 힘들었던 경험들이 있다면 그러한 니즈들에 기반하여 설득과 이해를 얻을 수 있을 것 입니다.


 꼭 다면평가가 아니더라도 본인의 역량을 세밀하게 이해하고 장점은 강화하고 보완점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인정해서 발전시키는 것이 좋은 리더십이지, 아무리 여러 사람이 얘기하고 조직에도 필요한 부분인데 홀로 고집을 피우고 있거나, 여러 사람이 말만 안하고 있을 뿐 혹은 말을 하고 있는데도 개선의 여지가 전혀 없거나, 심지어는 다면평가처럼 많은 사람의 노력과 사전 준비가 필요한 제도에서 조차도 남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기 보다는 누가 본인을 어떻게 평가했는지 색출하고 찾아내서 보복이라도 하려는 리더십은 그야말로 잘못된 행태임을 직책자들에게 먼저 이해와 동의를 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평가자 특정 가능한 로데이터(raw data)를 애초에 미소유

 강하게 추천할 만한 또 다른 방법은, 애당초 평가자를 특정할 수 있는 로데이터를 사내에서 소유하지 않는 것입니다. 특히 위의 사례에서와 같이 소위 색출을 당하거나 소문이라도 들었던 구성원들이라면, 아무리 HR이나 중앙 부서에서 컨피덴셜 전략과 방안을 만들었고 어떤 점수를 어떻게 줬는지 보안이 유지될 것이라고 말해도 신뢰하지 못하게 됩니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조직에는 비밀이란 없고, HR에서는 어차피 평가자에 대한 데이터를 승진이나 보임 혹은 다른 장면에서라도 활용은 해야 하니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잘 만들어진 다면평가의 데이터는 인사 시스템의 객관성을 매우 높여주기 때문에 당연히 활용은 해야 합니다. 다만, 로데이터를 사전에 잘 설계하여 필요한 부분만을 받는 형태로 계획하면, 평가자를 특정할 수 있는 로데이터는 애당초 사내에 가지고 있지 않을 수 있습니다. 특히 다면평가 시스템 개발과 운영은 외부 파트너사와 협업을 통해 진행한다면, 해당 회사와 평가자 특정 로데이터를 사내에 제공하지 않도록 아예 계약서에 명시하고 이를 구성원들에게 공개하는 것도 매우 좋은 방법입니다. 물론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상사는 기본적으로 수가 적으니 점수 노출과 유추가 가능하지만, 원래의 역량평가에서도 상사의 점수는 오히려 투명하게 보여지고 상사-구성원간 커뮤니케이션 되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적어도 다수의 다면평가자는 쉽사리 노출되지 않을 뿐더러 원천적으로 사내에 해당 데이터 자체가 없다는 점을 명확하게 명시하고 안내하면, 조금씩이라도 구성원들의 응답신뢰도를 높여 나갈 수 있습니다.


컨피덴셜에 대한 반복 커뮤니케이션

 반복적이고 다양한 채널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구성원들에게 지속적으로 다면평가 자체가 안전하다는 신호를 줄 필요가 있습니다. 온라인/오프라인 게시판 안내, 경영진 또는 직책자를 통한 공지, HR부서에서의 직접 사전 설명회, 외부 전문가의 설명 참여 등 다양한 채널로 반복적으로 다면평가의 보안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구성원들에게 설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적어도 구성원들은 다면평가 제도 운영을 위해 중앙부서에서 여러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과 평가자 색출은 잘못된 행동임을 명확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심리적 안정감과 제도의 절차적 공정성에 대한 신뢰가 없이는 아무리 다면평가를 세밀히 설계하고 문항을 요인분석하여 준비했다고 해도, 여전히 객관적인 평가와는 거리가 먼 왜곡된 평가를 하게 됩니다. 문제는 어떤 부서, 어떤 사이트에서는 소위 법보다 주먹이 가까울 수 있다는 점입니다. 무엇보다도 경영진과 직책자, 구성원들 모두에게도 평가자를 색출하고 찾아내고 앙심을 품거나 보복을 하려고 하는 행동이 다면 평가의 원래 취지와는 동떨어진 일임을 주지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머리로 이해한다고 해서 현실이 바뀌는지 의문을 갖는 구성원들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색출, 보복 등의 행동은 잘못된 것임을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이것이 명백히 잘못된 일임을 모른 채로 현실에 순응하다 보면, 가장 큰 문제는 당장의 다면평가 제도가 객관적으로 운영되지 않는 다는 점이 아니라, 변화가 일어날 모멘텀 자체를 놓친다는 점에 더 큰 손실이 있습니다. 구성원 개개인과 직책자, 경영자가 함께 발전하고 성숙할 수 있는 작은 기회를 또 한번 넘겨 버린다는 데에 조금 더 심각성이 있음을 이해하고, 보다 제도의 세밀한 사전 설계와 보다 균형 잡힌 커뮤니케이션, 문제 행동에 대해서는 반복적이고 단호한 어조의 소통을 통해 다면평가는 제 기능을 할 수 있고, 조직에도 순기능을 하는 귀중한 제도가 되어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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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인재개발원에서 교육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이후 파라다이스 그룹,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등의 회사에서 핵심인재 관리, 조직개발, 조직문화 진단, 리더십 역량 평가, 채용/온보딩 프로세스 개선, Assessment Center 개발 등으로 업무를 확장하면서 HRD(교육)과 OD(조직개발) 전체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HR아카데미와 함께 하면서 그 동안 쌓은 전공 지식과 현장 경험을 나누고 성장하는 일에 관심을 많이 두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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