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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다면평가, 제대로 된 다면평가를 위해 미리 고려할 것들

by Tyler등록일 : 2023.07.26

 소위 MZ세대 직원들이 리더십에 대해 가장 많이 요청하는 것은 보다 정확하게 방향을 이야기해 주고 피드백도 명확하게 주십시오일 것입니다. 부랴부랴 HR에서도 커뮤니케이션 교육을 하기도 하고, 리더십을 더 세련되고 정확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하며 몇 명의 리더나 직원들을 인터뷰해 보기도 합니다. 그럴 때마다 리더들 중 많은 수는, 나도 잘하고 싶지만 위에서 안 바뀌는데라거나, 위에 눈치보랴 아래까지 신경쓰랴 나도 힘들다라거나, 왜 요즘에는 다 MZ세대 이야기만 하느냐, 본인 일을 정확히 하지 않는 구성원이 있다면 그것부터 정확하게 피드백을 주어야 하는 것 아니냐라는 나름의 하소연을 듣게 되기도 합니다. 반면 직원들은 커뮤니케이션에 앞서 리더로서의 능력 자체가 없다라거나, 들어주려는 척을 많이 하시지만 막상 결국 본인 방향대로만 간다라는 등 외려 더 심각한 이야기를 듣게 되기도 합니다. 구체적으로 알게 된 니즈들을 잘 정리하여 보고도 해보고, 외부에 저명한 커뮤니케이션 강사를 모셔서 리더십 특강도 열어봤지만, 현상이 과연 나아지고 있는 것인지 마음 한 구석 깊은 곳에서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더 정확하게’ 지시하고 피드백을 달라는 구성원들의 니즈는 적어도 그 말 자체로 타당한 요구일 수 있습니다. 모든 리더십은 상황에 따라 다르게 적용되어야 한다고는 하지만, 더 정확한 지시, 더 정확한 피드백 그 자체가 해가 되기는 쉽지 않습니다. 다만 문제는 이것이 가르칠 수 있는 영역인가의 문제입니다. 더 정확한 지시는 예를 들어 이런 것이다, 더 정확한 피드백은 상황별로 이렇게 하는 것이다 알려줄 수 있고, 조금 더 나아간다면 실습이나 롤플레이를 통해 리더들의 몸에 붙여줄 수도 있겠습니다. 다만 과연 이것이 현실에서 얼마나 적용이 될 지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그 효과 자체는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리더의 사고가 근본적으로 디테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고의 구조 자체가 디테일하고 명확하지 않은데 말을 구체적으로 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사고의 구조가 디테일해도 발화 發話, articulation 가 정확하지 않을 수 있는데, 사고의 구조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발화만 명확한 경우는 당연히 더 희소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다수의 커뮤니케이션 교육과 우리의 리더십에 대한 처치 intervention 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겉모습에 해당되는 발화스킬을 알려주고 있는 것에 가까울 때가 많습니다. 적어도 이 둘을 함께 다루거나 사고의 구조를 디테일하게 가져갈 수 있도록 어떤 처치가 병행되어야 합니다. 자꾸만 이 영역이 소홀해지거나 애초에 고려되지 않는 이유는 아마도 이러한 사고 구조의 명확성이 커뮤니케이션과 리더십에 미치는 영향이 단기간에 나타나지 않기 때문일 것입니다. 반면 사고 구조의 명확성은 리더의 명확한 방향성과 피드백에 있어 필수조건이자 선행조건으로, 이 요소가 갖추어져 있지 않은 상황에서 발화 스킬에 대한 연습은 무용지물이거나 아주 단기간에 피상적인 효과만 있을 개연성이 너무 높습니다.

 

 

 사고의 구조를 깊이있게 구조적으로 가져가기 위해서는 실제 업무에서 여러 가지의 틀 frame 을 가지고 여러 정보를 정리하고 결과를 이끌어내는 지식/스킬/습관이 함께 있어야 합니다. 또 한 가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근본적인 방법은 우선 자기 자신에 대해 깊이 있고 세밀하게 능력을 파악하는 일입니다. 다른 사람의 성과와 역량을 정확하게 파악하여 앞으로의 방향을 제시하려면 무엇보다도 먼저 자기 자신의 능력을 세밀하게 구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숙련된 가수들이라면 단지 약간의 타고난 발성을 가진 정도, 발성과 호흡이 조금 더 연습된 정도, 호흡과 피치를 조절하여 원하는 소리를 낼 수 있는 정도, 원하는 소리를 조절하며 감정의 완급을 조절할 수 있는 정도, 이런 모든 스킬 요소를 넘나들며 감동과 감정을 전달할 수 있는 등 일반인이 노래를 잘한다’ ‘못한다’로 구분되는 수준보다 디테일하게 들어갈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숙련된 교육 담당자라면 교육 기획 능력이 있다’ ‘없다로 구분할 수 있는 교육기획 능력에 대해서도 초보 교육 담당자보다 디테일한 수준으로 구분이 가능할 수 있습니다.


교육 기획 능력이 있다’ ‘없다로 구분할 수 있는 교육기획 능력 예시

- 주어진 기획 방향을 가지고 프로그램을 찾아 만드는 정도

- 경영진이나 직원들의 니즈를 감안하여 필요한 단일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할 수 있는 정도

- 니즈를 분석하여 일련의 체계나 제도, 프로세스와 연동시킬 수 있는 정도

- 본인이 깊이 있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그러한 니즈가 발생하기 전에 포착하여 체계나 제도프로세스에 이미 변화를 주고 있는 정도

- 게다가 이러한 본인의 문제의식과 일련의 변화들을 어떻게 효과 검증하여 제도 및 프로세스에 환류시킬 것인지에 대한 방향이 머리 속에 그려져 있는 정도 등


 자신의 노래 실력에 대해 단지 노래를 잘한다 보통이다 못한다로 구분할 수 있는 사람이나, 자신의 교육 기획 능력을 있다’ ‘보통’ ‘없다정도로 구분할 수 있는 사람보다는, 자신의 능력 자체를 먼저 세부적으로 구분할 수 있는 사람이 다른 사람의 능력도 세부적으로 구분할 수 있고 피드백도 조금 더 명확하게 제시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면진단은 본인을 보다 정확하고 세밀하게 판단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요인분석과 평가자 그룹의 특성에 대해 먼저 이해하여 설계했다면, 다면진단은 단지 평판조회에 그치는 도구가 아니라 본인의 역량을 조금 더 정밀하게 판단해 낼 수 있는 도구가 됩니다. 실제 대다수의 사람에게 있어 자기 평가 self-assessment 는 관대하게 일어납니다. 이를 심리학 분야에서 자기고양평가, 자기고양적 편견 self-servingbias 이라고도 하는데, 문제는 이것이 우리 스스로의 자존감을 지키고 마음의 평형 상태를 이루기 위해서 일정 부분 필요하기도 하고, 그야말로 대다수의 사람에게서 일어나는 경향성이라는 점입니다. 사람은 기계가 아니기 때문에 마음의 작용에 영향을 받습니다. 우리 마음은 우리를 실제보다 조금이라도 더 높게 평가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는 것이죠. 이와 관련한 유명한 심리학 실험이 있죠. 피험자들에게 ‘당신의 운전실력은 평균 이상입니까?’ 라고 물어보았을 때 10명 중 8~9명은 ‘나는 평균보다는 높다’라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자기고양평가는 마음의 자존감을 지키는 데에는 도움이 되지만 스스로의 능력을 디테일하게 파악하고 특히 자신의 단점 영역을 세밀하게 들여다보는 데에는 상당한 장애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다면진단은 이런 관점에서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자기 인식의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고객중심사고의 능력이 부족하여 이를 판단하는 자기 자신의 잣대가 디테일하지 않은 리더는 구성원들이 실제 고객중심사고가 부족하여 실제 업무 성과가 나지 않고 있을 때조차도 고객중심사고에 대한 디테일하고 정확한 피드백을 주지 못할 개연성이 높습니다.


 ‘커뮤니케이션에서 경청이나 발화만큼이나, 상대방의 니즈와 요점을 파악하여 이에 대한 방안과 의견을 조합하는 구조적 사고’도 중요하죠. 구조적 사고가 부족한 리더가 있다고 가정해봅시다. 평소에 이러한 리더와 대화하면 말을 청산유수로 잘 하고 상대방에 대한 공감적 경청도 뛰어나 처음에는 화려하게 들리지만, 들으면 들을수록 요점이 없고 같이 있으면 시간을 낭비하는 것 같이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 리더는 구성원들에게 피드백을 할 때도 구조적 사고를 통해 세밀하고 정확한 피드백을 하기 매우 어려울 것입니다.

 

 다면진단은 피평가자가 받아들일 수만 있다면, 자기고양편향의 단점을 완화하고 자신에 대한 잣대를 조금이라도 더 구체화할 수 있는 좋은 도구가 됩니다. 문제는 다면진단이 특히 시행 초기에 갖는 부정적 효과를 어떻게 줄일 수 있는가에 대한 부분입니다. 크건 작건 다면진단을 통해 자기 자신을 더욱 디테일하게 알 수 있고, 리더십을 장기적으로 건전화 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인사담당자들은 큰 이견이 없을 것입니다. 다만 특히 도입 초기의 다면진단은, 몇 해에 걸쳐 정착하기 전까지 ‘리더십 훼손 효과’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다면진단이 꼭 필요한 경우더라도 적정한 리더십이 발휘되기 보다는 부하/동료 직원들의 눈치를 과하게 보게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초기 급격한 성장기의 산업 분야거나, 구성원의 능력 수준이 아직 필요 대비 대체로 미흡한 경우, 경영 환경의 복잡성과 결정사항들의 시급성이 지속되는 경우 등에는 강력하고 지시적인 리더십이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경우에서 조차도 구성원들의 눈치를 보느라 필요한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할 수 있는 것이죠. 심지어 비교적 안정되고 성숙한 시장 환경에서, 구성원의 능력과 의지가 모두 일정 수준 이상 갖춰져 있어 민주적이거나 위임하는 리더십이 대체로 효과적인 상황에서조차도 때에 따라 강력한 리더십 드라이브는 필요할 수가 있는데, 세심하게 다면진단을 설계하지 못하여 리더가 회사나 조직, 경영진의 고민을 함께 하기 보다 직원들의 기분만 살피는 인기 영합 주의를 부추길 수 있다는 점입니다.

 

 다면진단은 어떤 조직문화 발전 프로그램이나 리더십 교육보다도 장기적으로 강력한 효과를 발휘합니다. 모두가 서로를 지켜볼 때 본인의 행동을 돌아보지 않을 수 있는 사람은 생각보다 적습니다. 다만 특히 도입 초기에 지나치게구성원과 동료 눈치를 보는 현상은 나타날 수 있고 이를 최소화하는 방법은 필요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제대로 된 다면진단을 위해 사전에 고려해야 할 설계요소는 다음과 같이 3가지가 있습니다.

 

 

 다면진단에서 사전에 고려해야 할 설계요소는 매우 다양할 수 있습니다. 흔히는 누가 누구를 몇 명이서 평가할 것인지 매칭에 대한 고려가 주를 이루기도 합니다. 혹은 어떤 도구를 가지고 누구를 대상으로 평가할 것인지 이슈가 되기도 하죠. 반면 무수한 장점이 있는 다면진단을 도입한 초기에, 일정 부분 이상 발생할 수 밖에 없는 리더십 훼손 효과를 최소화 하기 위해서는 평가 대상과 도구, 평가자 매칭에 대한 고려 뿐만 아니라 점수 합산 방식, 평가자 검증 문제, 업무능력의 반영 배분을 신경쓸 필요가 있습니다.

 

<다면진단 사전 설계 요소 - 점수 합산 방식>

 점수 합산은 말그대로 종합 점수를 산출하는 방식으로, 가장 일반적으로는 평가자 전체의 평가 점수 평균을 종합 점수로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다만 이러한 방식은 평가자 중 소수를 차지할 수 밖에 없는 상사의 비중을 너무 적게 반영하게 되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습니다. 어떤 의도나 목적에 의해 상사 비중을 적게 반영하고자 한다면 활용할 수 있으나 이런 효과가 나타난다는 점에 대한 인식 없이 활용하기에는 단점도 명확한 방식입니다.

 

<다면진단 사전 설계 요소 - 상사 평가 능력 검증>

 상사 평가 능력 검증은 특히 평가자별 동일 비율, 상사 가중치 부여 등의 방식을 선택했을 때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상사의 평가 능력 의문에 대한 고려 요소입니다. 합산 점수에 있어 부하 또는 동료 직원에 비해 상사가 평가자로서 비중을 많이 가져가는 것은 일반적인 평가자별 평가 타당도와 업무에 대한 능력을 상사가 가장 잘 평가할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하나 동료보다 상사가 실질적인 가중치를 받게 되면 자연스럽게 의문이 들게 되는 것에 대한 요소입니다. 논리는 이해하더라도 특정 리더의 평가 능력은 분명히 매우 낮을 수 있으므로 다면진단 설계 시 이에 대한 방안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면진단 사전 설계 요소 - 업무 능력 반영 비율>

 다면진단 도구나 재고자 하는 역량에 따라 상황별로 모두 다르지만, 다면진단 시 자칫 소홀해질 수 있는 업무 능력에 대한 반영 비율을 적정하게 고려하려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재고자 하는 역량 중 관계역량이나 사고역량에 해당하는 역량이 많으면, 그에 치중되어 인간 관계를 잘 하는 사람이 유리해지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중요한 점은 업무 역량과 관계 역량이 균형감 있게 종합점수에 반영되도록 구조를 만드는 일이며, 역량군별로 동일한 비율을 설정하거나 직무 전문성을 함께 측정하여 이러한 현상을 완화할 수 있습니다.

 

 다면진단은 어떠한 단일 리더십 프로그램이나 조직문화 활동보다도 장기적으로 리더와 조직문화의 건전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다만 다면진단 사전 설게 요소를 고려하여 균형감있는 구조를 미리 만들어 두지 않는다면, 자연스럽게 리더십 훼손 효과, 관계 능력에 대한 지나친 편중이 발생하여 다면진단이 평판조회에 그칠 수 있습니다. 관계를 쌓기 위한 집단은 우리가 흔히 동아리, 클랜, 친목조직이라고 부릅니다. 회사는 기본적으로는 목표를 정해 일을 하고, 성과를 내고, 이익을 창출하기 위한 개개인들이 모여있는 조직입니다. 회사에서 관계 역량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이익이 나지 않고 월급을 받지 못하는 데도 불구하고 모여있는 집단은 아니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업무 역량과 관계 역량이 밸런스 있게 취급받아야 다면진단의 결과를 타당하고 의미있게 받아들 일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일반적으로 고려하는 요소보다도 오히려, 점수 합산 방식, 상사의 평가 능력 검증, 업무 능력 반영 비율 등을 먼저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고려를 통해 리더십 훼손 효과와 지나친 관계 역량 중시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이 두 가지 부작용을미리 막을 수 있다면, 다면진단만큼 조직을 변화시킬 수 있는 제도는 사실상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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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인재개발원에서 교육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이후 파라다이스 그룹,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등의 회사에서 핵심인재 관리, 조직개발, 조직문화 진단, 리더십 역량 평가, 채용/온보딩 프로세스 개선, Assessment Center 개발 등으로 업무를 확장하면서 HRD(교육)과 OD(조직개발) 전체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HR아카데미와 함께 하면서 그 동안 쌓은 전공 지식과 현장 경험을 나누고 성장하는 일에 관심을 많이 두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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